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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격차 문제는 원격수업의 문제가 아닌 실패한 수업혁신정책의 문제-[에듀뉴스]새로운 문제라기보다는 과거 대면수업의 수업혁신 정책의 결과
김용민 기자  |  edu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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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0.05  09: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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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뉴스] 코로나19로 인해 진행되고 있는 원격수업으로 인해 오는 학습격차 책임론 공방이 뜨겁다. 또 자녀가 가정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고 등교수업의 리듬이 깨지며 동시에 가정교육의 한계에 부딪친 학부모들의 불만이 교사의 원격수업의 질 문제로 넘어가면서 책임론에 불이 붙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유초등수석교사회 송미나(광주 대반초 수석교사, 사진) 회장이 학교 현장에서 보는 견해를 보내왔다-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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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유초등수석교사회 송미나 회장.

교육부와 시도교육감협의회는 국민적 요구와 진단을 명분으로 두 행정기관이 합의한 쌍방향 원격수업 활성화 지침을 현장에 내려보내며 일찌감치 교사와 책임론 선긋기에 나섰다. 남은 것은 학교와 교사 집단이다. 자연스럽게 이들의 책임론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공동체간의 갈등과 분노가 최고조에 달할 때 이들의 분노와 폭력을 해소 시켜 줄 희생양이 필요하다는 일명 사회통합을 위한 희생양 메커니즘 이론인 르네 지라르(Rene Girard)의 희생양 이론을 연상시킨다.

현재 원격 학습 격차의 책임론 공방에서 책임자로 교사를 희생양에 제의하고 그동안 코로나19 상황으로 쌓인 학부모의 분노와 폭력을 이들에게 집중하게 함으로써 그들의 부분적인 스트레스 해소를 통해 학부모 단체와의 통합을 이루어낸다는 교사 희생양 메커니즘 이론이 눈에 보이게 작동되고 있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희생양 제의로서 교사는 잘못 짚은 번지수다. 왜냐하면 지금 학생들의 학습 격차 문제는 코로나 사태로 등장한 새로운 문제라기보다는 과거 대면수업의 수업혁신 정책의 결과로 나타난 부산물 중 하나일 뿐이기 때문이다.

현재는 과거의 행위에 따른 결과물일 뿐이고 미래 또한 현재가 선택한 결과에 지나지 않음을 안다면 이해가 빠르리라 본다. 학습 격차의 문제의 원인을 현재의 원격수업에서 찾으려고 하는 것은 건강검진을 통해 발견된 자신의 질병에 대한 책임을 우연한 현재의 건강검진 탓으로 생각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논리다. 그러므로 현재의 원격학습 격차 문제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진행 중인 수업혁신정책의 실패론에서 기인하고 있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다.

지금 원격수업의 가장 큰 문제는 자전거를 못타는 학생들에게 자전거를 타라는 상황이다. 학습격차의 심화 문제는 자전거에 관한 콘텐츠가 부족해 자전거 타는 방법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자전거에 관한 지식과 정보는 디지털 랜선을 타고 엄청난 양과 빠른 속도로  쏟아져 들어오는데도 정작 학생들은 그 콘텐츠들을 가지고 어떻게 해야 자전거를 탈 수 있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즉 배우는 방법을 모른다는 것이 학습격차 심화의 가장 큰 문제다.

이 의미는 현재 대부분의 혁신수업의 유형들은 학생들에게 지식 사용 연습을 위한 절차적 지식이나 조건적 지식은 훈련시켜주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혁신수업에서는 학습격차 문제를 대하는 시각 또한 동상이몽이다. 기초학습부진에서 다루어지는 학습의 개념과 정상적인 교육과정이 운영되는 활동중심의 교과수업에서 다루어지는 학습의 개념이 서로 일체화되지 못하고 엇박자를 내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수업혁신정책이 학습의 본질 회복을 위한 혁신보다는 학습의 기준이 되는 본질을 해체시킴으로써 오히려 본질과는 거리가 먼 비정상적인 학습의 개념들을 우후죽순으로 활성화시켰다는 증거다. 학습의 개념을 교사의 객관적 전문성에 바탕을 둔 자율성 보다는 다양성만을 주장으로 교사의 주관적 자율성 하나로 접근한 점은 수업혁신정책이 만들어 낸 대표적인 학습 오개념 문화중 하나라 할 수 있다.

   

그렇다고 교사 책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정책의 유행과 함께 등퇴장을 반복하는 무수한 혁신용어들의 홍수 속에서도 수업과 학습의 본질 추구를 위한 비판적 시각과 균형 감각을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하는 일은 혁신정책과는 무관하게 가르침의 전문가인 교사가 질 수 밖에 없는 태생적 책임이기 때문이다. 책임론이 제기 될 때 모두는 상황의 유불리와 상관없이 일단은 정직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업혁신정책의 책임론이 강하게 부각 되지 못하고 침묵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교육현장의 불편한 진실이 있다.

먼저 온 미래교육이라는 코로나19로 인한 원격수업은 현재 수업혁신정책으로 활성화된 비정상적인 수업 유전자 개선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교사에게 수업 개선의 의미는 자신의 익숙해진 활동중심 수업문화들을 해체 시키고 그 자리에 익숙하지 않는 새로운 수업 유전자를 생산해야 한다는 심적 부담감이 있다.

또한 수업을 보는 시각을 일시적으로 오가는 정책의 관점에서 수업 본질의 시각으로 관점을 전환했을 시 그 과정에서 부딪칠 수밖에 없는 자신의 수업의 민낯에 직면되는 불편한 상황에 노출돼야 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라는 교육계의 준 전시상황에서 교사 집단의 침묵이 가능할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 지점이라 하겠다.

수업혁신정책과 함께 그동안 대면 수업에서 활성화된 수업의 유형들은 학생들의 지식의 내면화를 위한 학습 보다는 그들의 단순 흥미와 놀이가 중심이 된 활동중심수업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일이다.

그러다 보니 혁신교육의 시대를 지나온 학생들의 배움은 학습의 본질적 도구가 되는 자신의 뇌의 기능 활성화와 저고등사고력 신장을 위한 사고력 신장 수업에 노출돼 본 경험들이 거의 없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흥미가 보장되는 다양한 활동들은 있으나 지식은 다루지 않는다는 암묵적 약속이 혁신수업의 유전자들이다. 여기에는 학부모들의 비정상적인 요구  또한 한 몫을 했다. ‘지식보다는 인성이 중요하다’, ‘지식을 가르치지 말고 활동중심 수업을 전개하라’, ‘지식은 중요하지 않다.

역량이 중요하다’, ‘수업 활동에서 경쟁보다는 협력하게 하라’ 등의 현장에서 유행되고 있는 혁신교육이 등장시킨 오개념 슬로건들은 셀 수도 없이 많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원격학습 격차 문제가 인성과 활동의 격차 문제가 아니라면 이러한 슬로건들이 얼마나 개념 없이 통용되는 무법천지 수업 현장인가 짐작될 것이다.

협력이 경쟁이 된 세상이 됐음을 가르쳐내지 못하고 단순히 협력은 좋고 경쟁은 나쁘다, 가르침중심은 나쁘고 배움중심은 좋다, 지필평가는 나쁘고 수행평가는 좋다, 교사 중심 수업은 나쁘고 학생중심 수업은 좋다, 지식은 나쁘고 역량은 좋다, 강의식은 나쁘고 참여수업은 좋다, 결과중심평가는 나쁘고 과정중심평가는 좋다식의 이분법적인 양자택일의 정책용어들은 현재 원격수업의 방향뿐 아니라 2015 개정 교육과정이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정착되는데도 가장 큰 장애가 되고 있는 대표적인 폭력적인 정책용어들이다.

이러한 오개념 투성이의 불완전한 정책용어들의 생산은 현장 교사들의 수업설계에 대한 균형감각을 상실하게 함으로써 자신의 수업에서 지식과 역량과 평가와 협력과 참여등의 개념을 올바르게 정립하지 못한 채 반쪽짜리 수업만을 실행하는 비정상적 수업문화를 구축하게 만들었다.

수업혁신과 함께 등장한 오개념 투성이의 정책용어들은 현재 원격수업 문화에서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이러한 수업문화가 계속되는 한 지금의 학습격차 심화 문제는 예고편에 불과할 뿐이다.

활동중심수업의 유전자를 사고력이 기반이 되는 학습중심 수업으로 바꾸지 않는 상태에서 학습격차 해소를 위한 피드백 처방전은 거의 효과 없다. 쌍방향 실시간 수업이라해도 결코 예외는 아니다. 모든 것은 목표와 방향과 기준이 결정한다.

스마트한 수업방법들과 화려한 디지털 콘텐츠 자료가 학생들의 학습 그 자체를 담보해주지 않는다는 소리다. 콘텐츠와 활동들은 수업 목표와 방향성과 성취기준 도달을 위한 수단적 도구일 뿐이다.

현재 학습 격차의 문제는 학습의 부재로 생기고 있는 문제이지 활동이나 콘텐츠 부재해서 생긴 문제가 아니다. 수업에서 학생의 활동이 학습으로 진화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제돼야 하는 조건이 하나 있다. 바로 사고력이다. 생각하는 힘이다. 대면 수업이든 비대면 수업이든 현재 학교에서 운영되는 교육과정은 2015개정 교육과정 하나가 운영된다.

2015개정 교육과정이 지향하는 수업은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고 다양한 지식을 융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수업이다. 또한 대면 비대면 수업할 것 없이 수업을 통해 학생이 길러야 할 대표적 기능은 사고력기능과 탐구기능이다. 테크닉으로 길러지는 기술적 활동으로서의 기능이 아니란 의미다.

원격학습 격차를 줄이기 위해 현장은 대면 비대면 수업 할 것 없이 수업을 사고력과 질문 이 중심이 되는 수업유전자 하나로 통일 시키는 작업부터 해야 한다. 미래사회를 살아 갈 학생들에게 필요한 역량은 단순한 신체모바일 중심의 활동역량이 아니다.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고 융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창의적 지식 생산이 가능한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공교육 수업은 서비스 돼야 한다.

그동안 잃어버린 학습의 본질을 회복해 수업을 사고력이 바탕이 되는 지식 체득의 과정으로 여길 수 있도록 기본 학습 훈련부터 다시 시작해야한다. 그동안 수업혁신정책의 활동중심 수업에 길들여져 있는 학생들을 학습의 근간이 되는 사고력중심의 활동으로 끌어내는 연습부터 시작하는 것이 원격 학습 격차로 지쳐가는 학생 지원 방법의 가장 빠른 길이 될 것이다.

가장 일반적인 것처럼 가장 창의적인 것도 없다. 수업혁신정책 또한 마찬가지다. 동쪽에서 매일 뜨는 해가 동쪽에서 지속적으로 뜰 수 있도록 해주는 일만큼 창의적인 것도 없다. 가장 완벽한 시스템만이 해를 계속해서 동쪽에서 뜨게 만들 수 있다.

혁신적인 해뜨기 방법을 정책으로 활성화한다고 해를 서쪽에서 뜨게 만들겠다는 수업혁신정책들은 창의성도 혁신도 아닌 재앙 그 자체다. 위기는 기회다. 비대면 원격수업 상황은 오히려 혁신의 이름으로 잃어버린 수업과 학습의 본질을 회복하는 절호의 기회로 활용되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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