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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가방끈, “거짓된 경쟁신화를 깨트린 후의 세상을 상상해보자!”-[에듀뉴스]15일, ‘2018 대학입시거부 공동선언’
오기선 기자  |  yongmin@edu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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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15  16: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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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뉴스] 대학입시거부자들의 모임인 투명가방끈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진행된 15일 오전 11시 30분부터 서울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8 대학입시거부 공동선언문’을 통해 “우리 대학입시거부선언자는 여기 이곳에서 함께 멈춰 서 있다”면서 “우리는 여태껏 우리의 눈을 가리고 귀를 막으며 등을 떠밀었던 경주를 그만두기 위해 멈췄다”고 밝혔다.

   

이어 “더 이상 무엇을 위한 것인지도 모른 채 뛰어가지 않겠다는 결심으로 우리는 경쟁에 떠밀리기를 멈춘다”며 “쫓기듯 달려온 삶에 안녕을 고민 하지만 그저 거기에 멈춰 있으려는 것은 아니라 우리는 경쟁에 내몰리고 불안에 쫓기는 삶 그 이상을 상상하고 만들어 가기 위해 대학입시거부를 선언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오늘의 대학입시거부는 제도권 교육에 대한 항의 뿐 아니라 우리 모두 함께 멈춰 서서 어떻게 다양한 삶을 상상하고 새로운 고민을 시작할지 의논하자는 목소리”라고 강변하고 “세상은 우리를 가리켜 멈춰 버렸다고 뒤처졌다고 말한다”면서 “우리 사회에서 멈춘다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될 일처럼 여겨진다”고 전했다.

아울러 “잘 살기 위해서 아니 일단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멈추지 말고 스스로를 채찍질하라고 한다”며 “사회가 강요하는 가치를 위해 숨 가쁘게 경쟁하는 동안 한 순간이라도 뒤처지면 도태된다는 협박 속에서 달리는 동안, 우리는 남들보다 빨리 달리는 것 말고 다른 것은 고민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우리는 경쟁 사회의 부품으로 사용되고 소모되느라 멈출 자유를 빼앗겼다”면서 “대학을 가지 않는 삶을 손쉽게 부정하는 사회에서 우리는 더 나은 삶에 대해 고민하고 이야기할 권리를 빼앗겼다”고 주장하고 “누군가를 밟고 일어서 이기는 것 바깥의 고민들,  우리가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목표는 무엇인지,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은 누구인지, 가치 있는 삶의 요소는 무엇인지, 우리는 이러한 고민들을 되찾아 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투명가방끈은 “현재 학생들의 등을 떠미는 것은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과잉 학습과 ‘학원 뺑뺑이’로 상징되는 노골적인 입시 압박만이 아니다”라면서 “사회적인 편견과 배제, 대학 가지 않은 삶에 대한 정책 부재, 노동환경에서의 차별 등 여러 형태를 띤다”고 덧붙이고 “어떤 진로를 택하든 학력·학벌의 줄 세우기와 차별로부터 벗어날 수 없고 이제는 ‘창의성’과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자기 자신과의 무한 경쟁을 반복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또한 “교육제도 속에서도 ‘그래도 일단 대학은 가는 것’이 당연한 일처럼 여겨지고 사회적 차별과 배제에 의해 대학이 강요된다”며 “사회가 요구하는 대로 대학에 가지 않아도 먹고살 수 있을지 사회적 편견 때문에 무시당하며 살게 되지는 않을지 두려워하게 된다”고 전하고 “지금 우리 사회에서 ‘대학’은 바로 ‘개인의 노력과 능력’으로 생존하기 위해 멈추지 말고 경쟁하라는 논리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학벌주의에 거부감을 느껴서 내 존재가 아닌 대학으로 나를 평가하고 판단하는 것이 싫어서 입시 경쟁이 고통스럽고 비인간적이라서 떠밀리듯 살아가고 싶지 않아서 다른 선택지도 있다는 걸 보여 주고 싶어서 등, 오늘 모인 대학입시거부선언자들은 저마다 다른 삶을 살아왔고 다른 경험을 해왔지만 대학입시라는 억압으로부터의 해방을 바라는 마음으로 한 목소리를 내려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우리의 대학입시거부선언이 우리의 삶을 당장 바꾸는 것은 별로 없을지도 모르나 적어도 우리의 이야기가 다른 사람들에게 가닿고 새로운 고민과 상상을 시작하게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희망하고 “우리는 함께 고민하고 상상해 보자고 제안다”면서 “숨 막히는 경쟁 속에서 소수만이 이길 수 있는 경쟁에서 모두가 이길 수 있는 것처럼 믿게 하는 거짓된 신화를 깨트린 후의 세상이 어떨지 상상해보자”고 제안했다.

이날 이알이라는 고 3학생은 연대 발언을 통해 “저는 담임교사와 상담하면서 앞으로 뭘 할거냐는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 했다”면서 “왜냐하면 학교에서는 대학을 가지 않는 삶을 상상할 수 없었고 앞으로 어떻게 살면 될지 몰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저에게 삶에 대한 불안이 더 커졌던 이유는 학교에서 대학을 가지 않는 삶에 대해 같이 고민해 볼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학생은 “저는 학교에서 대학에 가는 삶뿐만 아니라 사람의 다양한 삶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금까지 학교는 대학에 가야 되는 삶에 대해서만 이야기 했으며 대학을 가는 사람들만 응원했고 대학에 가지 않는 사람들은 응원도 받지 못한 채 묻히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19살 탈학교청소년 김나연 대학입시거부선언자는 “저는 학교가 싫어서 자퇴를 했다”고 운을 띄우고 “학교에서는 저의 존재를 1등급 한우나 3등급 돼지고기처럼 사람 앞에 등급을 붙이는 것이 일상이었다”며 “사람이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 하고 싶은 것. 이런 것들이 서로 다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우리 사회는 어릴 때부터 학생들에게 하나의 목표를 ‘대학을 가는 것’으로 강요했다”면서 “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낙오자이자 패배자이며 노력하지 않았기에 차별받아도 당연한 존재가 되며 이 결론이 하나의 판가름으로 결정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는 모두 존중받아야할 존재이기에 잔혹한 입시경쟁을 거부할 수 있다”며 “대학이 저의 전부를 표현하기에는 너무 미약하다고 생각하며 저는 느리게 걷겠다”고 강조하고 “그리고 느리게 가는 것이 얼마나 필요한 일인지 두고두고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20살의 성윤서 8대학입시거부선언자는 “고2 때 친구에게 너는 왜 대학에 가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고 회상하고 “같은 해에 아는 어른들에게 대학에 안가는 삶을 물어보자 한 선생님은 제게 대학에 가지 않는다면 하루살이로 알바해서 지낼 거냐고 되물었다”면서 “하루살이가 되면 안 된다고 했고 제가 대학에 가지 않는 것은 하루살이로 사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또한 “입시경쟁을 멈추자는 말은 단순히 교육의 문제가 아니며 이 사회의 문제”라고 정의하고 “또 10대만의 일이 아니며 모두의 일”이라고 짚고 “우리의 존엄성과 가치를 지키는 일 ”이라고 강조했다.

촛불청소년인권법 제정연대 이윤경 씨는 “비행기 이착륙이 조정되고 출근시간과 등교시간이 늦춰지는 그야말로 수능 독재”라고 주장하고 “국가 시스템보다 입시가 우선인 정말 이상한 나라에 살고 있다”며 “인공지능과 대응할 창의적인 인재를 키워내기 위해 수십년동안 이런 전통을 지켜오는 나라가 또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대학을 나와야 평범하게라도 살 수 있다고 한다”면서 “불만이 있으면 좋은 대학 나와서 훌륭한 사람이 된 후에 제도든 법이든 바꾸라고 한다”고 전하고 “그래서 좋은 대학 나온 훌륭한 분들이 무엇을 얼마나 바꿨느냐”고 따지고 “입시에 실패하면 인생 실패자로 낙인 찍어 벼랑 끝으로 몰고 가지는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차별금지법 제정연대의 박한희 씨는 “차별금지법에 포함된 사유는 통상 그 사회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차별경험을 반영한다”면서도 “그렇기에 대학을 나왔는지 출신학교가 어디인지에 따라 차별이 공공연히 이루어지는 이 사회에서 ‘학력’을 차별금지사유로 명시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하지만 차별금지법이 입법예고된 후 재계와 보수개신교의 반대로 7가지 사유가 삭제되고 그 중 ‘학력’이 포함돼 있었다”고 전하고 “그 후 학력, 학벌차별만을 독자적으로 다루는 학력차별금지법이 발의되기도 했으나 이 역시 제정에는 이르지 못했다”면서 “학력, 학벌차별금지를 반대하는 논리에는 능력주의가 깔려 있으며 좋은 고등학교, 좋은 대학을 나온 것이 개인의 능력이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학교가 어디인지에 상관없이 시험성적 등으로 줄을 세워 능력만을 평가한다면 그것이 곧 공정함이고 평등이라는 논리”라고 짚고 “그러나 이러한 능력주의에 대한 과도한 환상은 다양한 삶의 조건을 형성하는 사회구조적인 차별을 무시한다는 점에서 결코 학력, 학벌차별에 대한 비판도, 대안도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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